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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판타지 소설보다 재미있는 휘모리잡가

한국식 판타지?

판타지는 중세유럽을 배경으로 마법이 나오거나 SF장르가 혼합된 것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 문학과 음악에도 고유의 판타지가 있습니다. 도술을 부리거나 신선놀음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구름을 타고 다니는 일이 있었으니... 소설 전우치전, 홍길동전은 이런 한국식 판타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신선들이 사는 곳에 신선을 모시는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신선이 어린아이를 불러 옥황상제에게 약을 전해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아이는 열심히 심부름을 가고 있는데 어느 가객을 만나게 됩니다.

가객은 각종 물고기들을 잡아서 아이에게 부탁을 합니다. 물고기를 임에게 전해달라고 하는데 가객은 그 아이가 신선을 모시는 아이인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어린아이는 옥황상제에게 갈지 아니면 가객의 부탁을 들어줄지 갈팡질팡 합니다.

잡가를 노래하는 아리수의 소리꾼

 

 

휘모리잡가 중 만학천봉의 내용입니다. 내용을 다시 소설화 시키거나 웹툰으로 제작해도 될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맹꽁이타령은 맹꽁이 다섯 마리가 주인공인데 맹꽁이 한 마리마다 우리네 인생사가 담겨 있습니다.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풍자적인 요소를 담아 재치있게 표현하였습니다.

 

Hey Yo~~ Come on

만학천봉의 가사를 일부 적어보겠습니다.

온갖미끼를 가추어 차려/조그만 주머니 넣어차고 / 앞네 여울오른 고기 / 뒷내여울 내리는 고기 / 자나 굵으나 굵으나 자나 함부로 휘몰아 옥아 낚아 낚아 옥아 내어 / 다래끼에 넣고 종다리에 담아 / 시내 강변 능수버들 / 동으로 뻗은 움버들가지 ....... 중략

 

라임이 살아있는 반복가사들을 보면 옛날 우리나라에도 rap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판소리 흥보가에서 흥보박타는 대목처럼 휘모리 잡가도 상당히 빠르고 경쾌하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경기긴잡가는 느릿느릿하고 품위가 있다고 하면 휘모리잡가는 빠르고 경쾌한 음악적 특징에 환상적인 가사를 덧붙여 서민들이 재미있게 즐겼던 노래입니다.

서민적인 노래라는 것은 대중의 공감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휘모리잡가의 음악적 특징

앞서 설명한 가사의 특징은 휘모리잡가를 설명하는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반복되는 내용의 단어와 리듬감있게 부르기 위해 사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촘촘한 사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비슷한 가락을 여러번에 걸쳐 불렀습니다. 그러다 보니 휘모리잡가는 형식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장단으로 연주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노래사설과 관련이 있는데 사설의 흐름에 따라 바꾸면서 가변적으로 연주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많아야 3개의 장단으로 연주하는 경기긴잡가에 비해 장단의 흐름도 종잡을 수 없는 것이 휘모리 잡가의 특징입니다. 다만 마침부분에서는 대체로 정형화된 장단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그러나 동일한 부분도 있습니다. 노래가 끝날 때는 같은 형식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모든 휘모리 잡가는 끝날 때 시조창의 형태로 곡을 끝냅니다. 한편의 이야기를 거창하게 마무리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당시에 유행했던 음악양식의 일면을 볼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휘모리잡가의 종류

현재까지 국립국악원에서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총 11곡을 볼 수 있습니다. 만학천봉, 맹꽁이타령, 한잔 부어라, 비단타령, 바위타령, 기생타령, 장기타령, 병정타령, 육칠월, 생매잡아, 곰보타령 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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