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긴잡가의 장단
경기소리는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산타령, 12잡가, 휘모리잡가, 기타잡가, 등 다양하게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분류법은 음악적인 특징, 연주법, 역사 등 다양한 관점에 따라 분류합니다. 그 중에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음악적 동질성입니다. 사설이 지니고 있는 문학적인 배경도 음악적동질성 만큼 중요한 구분이 됩니다.
음악적요인은, 한국음악에서 주로 등장하는 음계와 선법, 지역제와 토리, 장단이 됩니다. 노래말을 구성하는 ‘사설’은 음악형식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왜냐하면 노래는 말을 표현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설의 내용에 담긴 문학적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은 음악적 형태를 구성하는 중요한 내용이 됩니다. 이번포스팅에선 경기긴잡가를 살펴보고 주로 쓰는 장단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3가지의 장단
장단을 먼저 이야기 하겠습니다. 경기긴잡가는 크게 세가지로 구성됩니다. ‘도드리장단’, ‘세마치장단’, ‘4박장단’으로 구성됩니다. 도드리장단은 6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양음악과 달리 혼합박의 형태가 아니고 단일 장단의 규칙성을 잘 가지고 있습니다. 세마치 장단은 3박장단이며, 4박장단은 이름대로 4박으로 구성됩니다. 이 장단들은 3분박원칙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느린 ‘도드리장단’
도드리장단은 매트로놈 템포로 43~46 정도로 연주되는 느린 장단입니다. 템포 60이 1초이므로 1박을 연주할 때 1초보다 느린 속도가 됩니다. 대중음악에서 미디엄템포, 빠른템포, 느린템포의 구분을 비교해보면 이런 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보통 신나는 k-pop은 120~150가량 되며 미디엄템포틑 90정도, 발라드 음악은 70~80정도에 템포가 형성됩니다. 도드리 장단의 템포는 우리가 잘 아는 느린노래들과 비교해도 두배 정도 더 느리게 연주되는 장단입니다.
경기긴잡가를 부를 때 장단이 느린 것은 청중이 집중해야 하는 요소가 많음을 의미합니다. 예전 우리 선조들은 이 음악을 어떻게 즐겼을지 모르나 현대의 청중의 귀에는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노래가 될 것입니다. 만 도드리 장단이 무조건 느린 것은 아닙니다. ‘빠른도드리장단’으로 연주하는 경우 템포가 보통 80~86정도로 연주가 됩니다. (발라드에서 미디엄템포정도의 빠르기) ‘빠른도드리장단’은 집장가 전체, 형장가, 달거리 일부에서 잘 나옵니다.
장단의 혼합
경기긴잡가에서 장단이 혼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비가’는 4박장단과 도드리장단과 세마치 장단이 섞여 있습습니다. 전체적인 구조를 보면 4박장단과 도드리장단이 엄청 느린템포(40정도)로 진행되다 19장단부터는 세마치로 바뀌며 장단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시작부분에서 느린 장단으로 곡의 품격을 살리고 세마치장단으로 곡의 흥을 더합니다. 이런 형식을 보이는 곡은 ‘형장가’로 시작은 도드리장단으로 하나 빠른도드리장단으로 곡을 전개해나가며 마루리를 합니다. 이와 반대로 ‘달거리’는 빠른도드리장단으로 힘있게 시작을 하지만 중반부터 도드리장단으로바뀌고, 느린 템포의 굿거리장단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처럼 특정곡은 장단을 혼합해서 사용함으로 음악적 완성도를 높입니다. 이런 표현기법의 뿌리는 ‘사설’에 있습니다. 사설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음악적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기긴잡가의 장단
유산가, 적벽가, 선유가, 소춘향가처럼 유명한 곡의 장단은 도드리장단입니다. 그런데 4박장단도 도드리 장단을 축약한 형태로 나옵니다. 첫박과 4~6박의 장단형을 이은 것이 경기긴잡가에 나오는 4박장단입니다. 따라서 경기긴잡가의 장단은 ‘도드리장단’이 거의 대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기긴잡가를 이해하려면 ‘도드리장단’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느리고 긴 6박의 진행이 뼈대를 이루어 마치 정가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경기 긴잡가의 장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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