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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산조(散調)(시작, 특징, 장단, 갈래)

 

멋과 풍류를 담은 음악 산조

산조는 허튼가락 즉 즉흥 연주가 특징인 기악 독주 형태입니다. 판소리와 함께 민속음악의 정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의 큰 축을 담당하는 산조의 기원, 특징, 장단, 갈래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내요을 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장단과 가락을 넘나드는 음의 향연인데요. 우리 조상들의 예술적 감각과 풍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옛것이 더 멋있고, 특출나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산조가 그런 음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썸네일: (산조(散調)(시작, 특징, 장단, 갈래))

산조가 태어난 고장

산조가 발생한 고장은 시나위가 성행하던 지역과 일치합니다. 전라, 충청, 경기 남부 등 많은 산조의 대가가 이곳 출신입니다. 무속음악인 무가와 연관이 있는 시나위가 성행하던 곳입니다.
최초의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 김창조 명인도 전라남도 영암 출신입니다. 시나위 가락에 판소리의 요소를 더하여 산조 가락을 이뤄낸 것입니다. 이후 제자들이 생기면서 산조의 기초가 확립되었습니다.

 

산조 그 이전

산조 이전에는 악기 독주의 개념이 거의 없었습니다. 최소 2대 이상의 악기에서부터 오케스트라급의 궁중음악까지 여러 종류의 악기가 함께 합주를 하였습니다. 많은 음악이 무용의 반주, 무속 행사 음악, 노래의 반주로서 역할을 하였습니다. 산조가 생기면서 단독 악기 하나에 집중되는 음악이 시작된 것입니다. 가야금 산조가 시초가 된 것도 이러한 산조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인 것 같습니다. 합주일 때는 음량이 작고, 음 지속 시간이 짧아 다른 악기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졌습니다. 그런 가야금이 산조 시대를 열면서 치고 나온 것입니다. 홀로 단독으로 연주하다 보니 음량이나 음 지속 시간은 문제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선비가 바닷가에서 일출을 배경으로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

산조의 시작

산조는 초기 심방곡(心方曲) 또는 신방곡(神房曲)이라고 칭했다. 이 부분에서 헛갈리는 용어의 사용이 나오는데요. 조선시대 중기 민간의 대표적 성악곡인 중대엽(中大葉)의 속칭이 바로 심방곡 (心方曲)입니다. 전혀 다른 음악입니다. 
산조는 원래 시나위(즉흥적인 악기 합주곡)를  지역의 풍류방에서 연주하다 독주곡으로 갈라져 나온 연주 형태입니다. 심방곡(心方曲)이 원래 시나위를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다는 점을 주목해야겠습니다. 시나위는 심방곡, 산조는 독주 심방곡의 개념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심방곡이 발전하게 된 데는 창우집단의 고인( 工人 )들의 기여가 컸습니다. 창우집단은 무속인들과 혈연관계인 예술인들의 모임입니다. 소리, 연주, 춤, 연희에 뛰어난 예술인들입니다. 그 중 연주인들을 고인 ( 工人 )이라 불렀습니다. 
 

 

산조의 특징

1. 산조는 독주 음악입니다. 시나위가 협연 형태이고 이에 대비되는 연주 형태인 것입니다. 
 
2. 몇 가지 장단으로 변하면서 연주가 이루어집니다. 경기, 충청 지역에서는 굿거리, 자진굿거리, 평타령, 당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었다면 남도지역에서는 진양, 중모리 자진모리로 음악을 연주하였습니다. 진양은 장단이 들어간 것은 판소리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1920년대에 경기, 충청 지역의 장단 흐름과 남도의 장단 흐름이 서로 영향을 줍니다.  그 결과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당악으로 이어지는 장단의 흐름으로 연주하게 됩니다. 
 
3. 즉흥성입니다. 산조는 시나위와 마찬가지로 즉흥적인 연주라는 본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주자 개인의 역량에 따라 음악의 내용과 양상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산조가 그 틀을 갖추게 되면서 형식미에 의한 짜임새라는 미덕을 얻으면서 오히려 즉흥성이라는 측면이 점점 옅어지게 됩니다. 구전심수(口傳心授) 전구법보다는 악보에 의한 지도가 자리잡으면서 연주자의 개성을 살리는 즉흥성은 배제되게 됩니다. 
 
4. 빼어난 기교가 있어야 연주할 수 있습니다. 진양조나 중모리와 같이 느린 장단에서는 농현할 때 나는 미분음 같은 것을 사용합니다. 빠른 장단에서는 당연히 속주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싱코페이션, 헤미올라(3박 계열 리듬에서 2박의 느낌을 넣는 것)와 같은 의외성을 주는 연주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조성을 넘나드는 전조를 넣을 수 있어야 산조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습니다. 
 

이경윤의 "일적횡취" 출처: 한국데이터베이스산업진흥원

산조의 장단

산조는 진양-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를 기본으로 놓고 유파 또는 연주하는 악기에 따라 굿거리, 단모리, 휘모리, 엇모리를 추가로 배치합니다. 단모리와 휘모리 용어가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단모리와 휘모리가 혼용되어 쓰이기도 합니다만 산조에서는 구분됩니다. 휘모리는 3소박에 4박자, 단모리는 2소박에 4박자 장단입니다. 
 

산조의 갈래

산조를 연주하는 악기들이 있습니다. 맨 처음 가야금이 시작을 끊었습니다. 19세기 말 김창조 명인이 가야금 산조를 최초로 연주하였다고 합니다. 이어 퉁소 산조, 거문고 산조, 대금 산조, 해금 산조가 연주되었습니다. 뒤늦게 1950년 경 아쟁산조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여러 악기로 산조를 연주하고 형식미와 기교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러나 산조가 없어질 위기가 찾아 옵니다. 각 지역에서 그야말로 풍류로 연주하던 산조가 공연 무대로 나오면서 정리되고 틀을 갖춘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겪던 산조가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향유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급격하게 사라질 위기에 놓입니다. 누군가 제자가 되어 잇지 않으면 없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제도적으로는 무형문화재 제도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ㅇㅇ류, ㅇㅇ계 등 유파가 나타납니다. 
 

대한도기 거문고 그림접시 출처: 부산광역시립박물관

 
가야금 산조는 김창조 명인, 거문고 백낙준 명인, 대금 박종기 명인, 해금 지용구 명인, 피리 최응구 명인, 아쟁은 한일섭 명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가야금의 경우는 유파가 급격히 확장되어 더 세분화한 유파가 나타납니다. 김창조계 정남희류, 김장조계 강태홍류 등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