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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국악) 시나위는 밴드 이름만이 아닌데(기원, 어원, 장단, 산조와 구분)

 

시나위? 밴드 시나위?

포털 사이트에서 '시나위'를 검색하면 시나위 밴드가 맨 위에 노출됩니다. 약간 외국어 같기도 하여 국악 용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시나위는 국악 기악곡 연주 형태의 하나입니다. 그것도 여러 악기가 서로 다른 선율을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신박한 음악입니다. 시나위 밴드도 이러한 뜻을 알고 멋진 팀이름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시나위는 밴드 이름만이 아닌데 썸네일

 

시나위는 무엇일까요?

시나위는 남도 육자배기토리의 무악에서 유래한 합주 연주곡입니다. 육자배기토리라고 하면 전라도의 민요, 무가에 나타나는 선율적 특징입니다. 시나위 무악권(巫樂圈) 즉 전라도, 경기도 남부, 충청 서부, 경상 서남부 지역의 무가 반주에서 나온 음악입니다. 무당이 육자배기토리의 특성을 지닌 노래를 부르면 이에 대한 대선율로 악기들이 연주합니다. 이 연주가 오늘날의 시나위가 된 것입니다. 향피리, 대금, 해금, 아쟁, 장구, 징으로 연주합니다. 여기에 가야금, 거문고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각 선율 악기는 같은 선율을 연주하지 않고 다른 선율을 연주합니다. 이것이 시나위의 가장 독특한 부분입니다. 

 

시나위 연주 모습 (출처: 국립국악원 국악아카이브실)

시나위의 시초

시나위를 신방곡(神房曲)(양금신보의 심방곡(心方曲)과 다름)이라고도 하고 사뇌 (詞腦)에서 유래했다고도 합니다. 신방곡은 "신방구지다" 즉 신나고 멋있다는 말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뇌는 신라시대 신라 고유의 노래를 가리키는 용어였습니다. 외국에서 온 정악, 당악에 대한 토속 음악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천시받는 음악으로 취급되었다고 합니다. 용어는 신라에서 출발하였다고 해도 현재 시나위의 음악적인 특징은 거기서 나왔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육자배기토리로 된  무가의 반주 음악이 오늘날 시나위의 음악적 특징을 만든 기초가 됩니다. 무당이 노래할 때 대응하는 선율 그리고 무당이 춤을 출 때 깔아주는 반주가 시나위의 원형입니다. 

 

 

시나위의 특징

시나위는 다성음악입니다. 여러 악기가 서로 다른 선율을 연주하는 형태입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향피리, 대금, 해금, 아쟁, 장구, 징에 가야금, 거문고가 추가되기도 하는데요. 서로 다른 길로 선율이 연주됩니다. 그러나 서양음악처럼 화음(chord)을 쌓아 연주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악보화 되어 일정한 선율로 연주하지도 않습니다. 타악기는 약속한 장단을 형성하여 연주하지만 선율악기는 틀을 만드는 장단 위에 즉흥적으로 가락을 만들어 나갑니다. 

 

시나위에 사용되는 향피리

 

시나위는 무악에서 출발하였지만 무악으로만 연주하지 않습니다. 일상의 민속악에서 육자배기토리로 허튼가락을 각 악기가 연주하면 시나위 한다고 얘기합니다. 농악에서 태평소가 허튼가락을 불면 시나위 분다고 하고, 다른 관악기(대금, 퉁소, 단소, 피리) 연주도 허튼가락으로 연주하면 마찬가지로 시나위 분다고 합니다. 

 

시나위는 참여한 연주자 각자의 기교를 최대한 살려 연주할 수 있는 연주 형태입니다. 약속된 화성도 없이 즉흥으로 연주하지만 아주 자연스럽고 멋이 있습니다. 

 

시나위는 조선말 독주곡 형태인 산조의 시초가 되었고,  판소리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시나위의 장단

시나위는 산조처럼 여러 장단을 거쳐 빌드업하지 않습니다. 굿거리 또는 중중모리로 시작하고 자진모리로 진행하여 마무리합니다.  이에 비해 산조는 기본이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3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중모리와 자진모리 사이에 중중모리 또는 굿거리가 끼기도 합니다. 가야금 산조는 자진모리에서 더 빨라져 휘모리, 단모리까지 진전됩니다. 

 

 

시나위와 산조

산조는 시나위에서 연주하던 각 악기의 가락을 바탕으로 한 기악 독주곡 형태입니다. 우선 협주와 독주라는 데서 크게 갈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산조는 시나위보다 느리게 시작하여 빠른 연주로 끝납니다. 진양조로 시작하여 중모리, (중중모리 또는 굿거리 포함), 자진모리, 휘모리, 단모리로 진행합니다. 진양조는 판소리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진양조와 중모리인 느린 부분에서는 농현, 미분음으로 기교를 부리고 단모리, 휘모리인 빠른 부분에서는 리듬을 현란하게 당겼다 푸는 기술로 청중을 압도합니다. 

 

시나위에 사용되는 산조 대금

 

시나위는 신라를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산조는 비교적 늦게 시작된 연주 형태입니다. 19세기말 1883년 김창조가 가야금 산조를 시작한 것이 처음입니다. 산조라는 용어는 허튼가락에서 왔다고 봅니다. "산(散)"이 "흩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야금 산조가 탄생한 이후 거문고, 대금, 해금, 아쟁 산조 순서로 이어졌고 1950년 즈음엔 아쟁산조가 나왔습니다. 이 중 가야금 산조가 가장 많이 연주되고 가장 많은 유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