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무엇인가?
‘판소리’라는 용어는 놀이판 즉 놀이가 벌어지는 곳, 그 장소에서 하는 소리라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판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놀이판’, ‘판을 깐다’와 맥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판소리는 긴 이야기로 이루어진 극 음악의 일종입니다. 그리고 소리꾼, 고수, 관객이 있어야 판소리는 성립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판소리 3요소
판소리는 3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리 또는 창(唱), 아니리, 발림으로 이루어집니다.. 소리는 흔히 볼 수 있는 노래에 해당합니다. 소리꾼이 음정과 장단을 가지고 노래하는 것을 소리 또는 창이라고 칭합니다. 판소리의 핵심이 되겠지요.
아니리는 소리 중간중간 넣는 말, 설명, 대화를 가리킵니다. 특정한 음정과 장단 없이 그야말로 말하는 식으로 소리와 소리 중간을 채웁니다. 만약 판소리가 이러한 아니리 없이 8시간 9시간 계속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것이었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음악적으로도 이러한 브레이크 개념의 아니리가 있는 것이 전체적인 판소리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아니리를 하면서 소리꾼이 약간의 애드리브를 넣는 것은 현장감을 높이고 관객과의 관계를 친밀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발림은 소리꾼이 하는 몸짓입니다. 판소리는 극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극이라고 하면 배우의 몸짓이 필수적입니다. 소리나 아니리를 하면서 발림을 더하면 소리와 아니리의 내용이 훨씬 전달력을 가지고 관객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발림을 할 때 소리꾼이 들고 있는 부채는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극에서 하나의 소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소리의 무한 상상력은 이 부채에서 많이 비롯됩니다. 소리꾼이 발림을 할 때 부채라는 소품을 다용도로 사용합니다. 우산도 됐다가 톱도 됐다가, 밧줄이 되기도 합니다. 부채를 이용한 발림도 판소리의 매우 중요한 3요서의 하나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고수(敲手)에 관하여
위에서 판소리의 3요소를 알아보았는데요. 그에 못지않게 장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장단보다도 그 장단을 만드는 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수는 북을 쳐 장단을 치는 역할에 머물지 않습니다. 장단을 치는 중간에 추임새를 넣어 소리꾼의 소리에 윤활유를 더합니다. 고수가 단순하게 북만 친다면 반주자와 가수의 관계에 머물겠지만 추임새를 넣음으로써 소리꾼과의 소통 경로가 하나 더 생기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극 음악으로서의 판소리를 매우 입체화시킵니다.. 소리꾼이 소리를 하고 이에 대하여 고수가 반응하여 그 내용을 더욱 신나거나, 심각하거나, 놀랍거나 하도록 만듭니다. 소리꾼과 고수의 이러한 소통은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오게 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고수가 장단을 밀고 당기며 긴장감을 유지하고 추임새를 넣어 이야기 내용의 확장성을 키웁니다. 일고수이명창(一鼓手二名唱)은 이러한 고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말입니다.
판소리 12마당, 5마당
판소리는 12마당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당’이라는 용어는 ‘판’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7마당은 전해오지 않고 5마당만 전해오고 있습니다. 심청가, 수궁가, 춘향가, 적벽가, 흥부가는 지금도 공연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왈자타령, 배비장타령, 강릉 매화전, 가짜 신선타령, 옹고집전은 대가 끊겼습니다. 남았다면 엄청난 국악 콘텐츠의 창고가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판소리 7마당이 전승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공포감까지 느껴집니다. 무형 문화가 제대로 보호를 받고 소중하게 다루어지지 않으면 그대로 없어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판소리 장단
판소리는 워낙 긴 이야기를 긴 시간 노래하는 것이라서 다양한 장단으로 구성됩니다.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엇모리, 엇중모리가 있습니다. 느린 부분에서는 진양조나 중모리 장단을 치고 긴박한 부분에서는 자진모리 이상의 장단을 사용합니다.
진양조는 어감이 선법, 음계를 가리키는 말 같지만 그게 아니고 장단을 가리킵니다. 판소리 장단 중 가장 느린 장단입니다. 흥보가의 박타는 대목 앞부분 흥보가 힘겹게 “시리리리렁~~” 하면서 노래하는 부분이 진양조장단입니다..
판소리 음계, 조, 선법
판소리의 음계는 계면조, 우조, 평조, 석화제, 설렁제, 메나리조, 강산제, 메나리조, 경드름 등 많은 용어가 있지만 대부분 음계나 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계면조, 우조, 평조만 판소리의 음계 또는 조 또는 선법을 나누는 용어입니다.
판소리의 계면조는 육자배기토리 또는 전라도의 무가의 선율과 같은 음계를 사용합니다. 서양의 계이름으로 표시하면 미, 솔, 라, 시, 도, 레, 미입니다. 미음계라고 합니다. 본청은 ‘라’입니다. 보통 ‘라’음으로 종지합니다.
판소리 조에 대한 포스트 참고하세요
판소리의 선율(조) 1편(https://arisu-korea.tistory.com/40)
판소리의 선율(조) 2편(https://arisu-korea.tistory.com/43) 링크
우조를 서양 계이름으로 표시하면 솔, 라, 도, 레, 미, 솔입니다. 솔음계라고 합니다. 본청은 ‘도’입니다.
평조는 서양 계이름으로 표시하면 레, 미, 솔, 라, 도, 레입니다. 레음계라고 합니다. 본청은 ‘솔’입니다.
단가(短歌)
단가는 짧은 노래라는 뜻입니다. 판소리 본 마당을 들어가기 전 소리꾼이 목을 푸는 용도로 부르는 노래입니다. 소리를 그냥 질서 목을 푸는 것이 아니라 노래의 형태를 갖추고 내용을 담아 부르는 목 푸는 노래라니 아주 놀라운 일입니다.
이름이 ‘단가’라고 붙어 있어 아주 짧은 노래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판소리에 비해 짧다라는 의미입니다. 다른 잡가난 가사에 비해 결코 짧지 않은 노래입니다.
보통 평조로 이우러 져 있습니다. 그리고 장단은 중모리가 아주 많고 중중모리로 합니다.
목을 푸는 노래이기 때문에 단가를 기교 있게 부르는 것은 쳐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담담하게, 잔잔하게 부르는 것이 미덕이었던 것입니다.
단가는 40~50곡이나 됩니다. 현재는 만고강산, 고고천변, 운담풍경, 강상풍원, 진국명산, 호남가 등을 많이 노래합니다.
단가의 내용은 대개 아름다운 강산을 노래하거나 옛날 고사를 담아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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