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악, 당악, 낙양춘
음이 과장되거나 장식이 많지 않고 아정(雅正)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아악(雅樂). 분류법에 따라 당악이 아악에 속하기도 합니다. 당악이라고 하는 것은 고려시대 때 당나라, 송나라에서 수입해 온 음악을 가리킵니다. 궁중에서 의식 음악으로 연주하던 것이기 때문에 장엄함과 신비감이 느껴집니다. 그중 한 곡 낙양춘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낙양춘은 어떤 음악인가?
낙양춘은 보허자와 함께 딱 두곡 남아있는 당악입니다. 다시 말해 송나라의 사악(詞樂)입니다. 고려시대에 수입된 음악입니다. “하운봉”이라는 이름이 있고 조금 멋있게 부르는 이름으로 “기수영창지곡”(其壽永昌之曲)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원래는 가사가 있는 노래곡이었지만 지금은 악기로만 연주합니다. 1960년대 이혜구가 낙양춘고(洛陽春考)라는 악보에 가사를 붙여 남녀 창으로 노래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악이기 때문에 황(黃) 음정을 C로 연주합니다. 악기 구성은 당피리, 대금, 당적,해금, 장구, 좌고, 편종, 편경 관악기 중심으로 편성합니다. 이러한 특징이 당악임을 보여줍니다.
조선시대 때는 의식음악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신하가 임금을 알현할 때 연주하였습니다.
변천사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에 낙양춘의 가사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려사 악지라는 것은 고려시대의 역사를 기술한 고려사의 한 부분입니다. 70권과 71권에 음악에 관하여 씌어 있습니다.
이후 낙양춘이 들어있는 기록은 속악원보(俗樂源譜)입니다. 권4와 권6에 가사 없이 악보만 실려있습니다. 권4에는 4행마다 박이 규칙적으로 들어간 악보가 있고 권6에는 박자가 일정하지 않은 무정형 악보가 있습니다. 속악원보는 정조 이후 발간된 책으로 종묘 제례악, 경모궁 제악, 낙양춘 등의 악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속악원보에는 가사 없이 실린 낙양춘에 가사를 붙였습니다. 1960년대 이혜구 씨가 남녀 창 가사를 붙여 연주하기도 하였습니다.
형식
낙양춘은 미전사와 미후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환두환입(換頭還入) 형식을 취합니다. 1절이 ABCD이면 2절은 EBCD가 됩니다. 2절의 맨 첫 구절만 변화가 있고 그다음부터는 반복되는 것입니다. 환두의 환은 바꿀 환이며 환입의 환은 돌아올 환입니다. 전통 음악 악곡명에 ‘도들이’ 또는 ‘도드리’라고 되어 있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환입’ 형식을 우리말로 풀어쓴 것에 해당합니다.
(사진4)
‘낙양춘’은 43마루로 되어 있습니다. ‘보호자’와 달리 장별로 나뉘지 않습니다. 1박에 1음을 연주하고 한 구가 8행에 적혀있으며 4행마다 규칙적으로 박이 들어간다는 면이 송나라 사악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속원악보 권6에 실린 ‘낙양춘’은 규칙성을 보이지 않고 무정형 형식을 보입니다.
가사 내용
‘낙양춘’(洛陽春)은 낙양의 봄이라는 뜻입니다. 가사는 송나라 구양수가 지었습니다. 가사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슬픔을 담고 있습니다. 꾀꼬리가 울고 비가 내리고 향로가 다 타버린 모습을 묘사하며 그리움의 아픔을 상징합니다. 역시 사랑을 잃은 슬픔, 그림움인데요. 한자 가사가 5자, 6자, 7자로 불규칙하게 씌어 있습니다.
‘낙양춘’ 가사의 작가 ‘구양수’는 송나라 때 지식인으로 11세기에 활동하였습니다. 당송 때 뛰어난 문장가를 이르는 당송8대가의 한사람입니다.
'문화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악: 도드리, 계면가락, 양청, 우조가락도드리, 보허자 파생, 천년만세 (0) | 2023.04.25 |
---|---|
정읍(井邑) 또는 수제천(壽齊天), 그리고 동동(動動) (0) | 2023.04.04 |
보허자(步虛子) (0) | 2023.02.28 |
여민락(與民樂), 여민락만(慢), 여민락본령(本令), 여민락해령(解令) (0) | 2023.02.10 |
영산회상, 현악영산회상, 거문고회상, 관악영산회상, 평조회상, 아악 (0) | 2023.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