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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역사책 속에 나오는 ‘피리’


수학여행을 경주로 가게 되면 꼭 가는 코스가 있습니다. 불국사, 석굴암과 함께 문무대왕릉은 많은 학생들이 가는 장소입니다. 그중 가장 특이한 장소는 문무대왕릉입니다. 우리나라 왕릉 중 유일하게 바다에 있기도 하지만 그 주변에 있는 문화유적지(감은사, 이견대)가 연관되어있고 여기와 관련된 설화도 재미있습니다. 이 설화에 악기가 하나 등장합니다. 이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설화 속에 등장하는 국악기 하나를 소개합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 그리고 아들

옛날 옛날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이 있었습니다. 문무왕이 죽을 때 동해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겠다고 동해바다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했습니다. 그 당시 신라는 아직 안정된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오랜 전쟁으로 인한 피폐함이 있었고 정치도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북쪽과 서쪽의 위협은 제거했지만 동쪽으로부터 오는 위협은 정리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문무왕은 죽기 전에 이런 유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했던 신문왕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문무왕의 뼈를 바다에 보관하였는데 커다란 바위에 넣어서 바다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이 바위를 대왕암이라 합니다. 또한 선대왕의 의지를 이어받기 위해 대왕암 근처에 절을 지었습니다. 이 절을 감은사라고 합니다. 감은사는 불교의 힘으로 나라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문무왕과 신문왕의 의지가 담긴 절이었습니다.

 

온갖 고민을 해결해주는 도구?

그러던 어느날, 동해안에 작은 산이 감은사로 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에 신문왕이 대왕암근처 이견대에 가서 보니 용이된 문무왕과 천신이 된 김유신이 나타나 귀한 선물을 주었습니다. 뜻밖에도 이 선물은 대나무였습니다. 왕은 이 대나무를 베어 피리를 만들어서 불었는데 신기하게도 피리를 불 때마다 나라가 가지고 있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해결되고 외적의 침입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 피리는 온 세상의 파란을 없애고 평화롭게 하는 피리라는 뜻을 가진 만파식적으로 명명하였습니다. 만파식적은 그당시 국가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보물이 었고 통일신라시대 왕실제례에서 사용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감은사는 현재 석탑만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그 크기는 엄청납니다.

설화의 의의

만파식적의 이야기는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화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설화에 담긴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역사, 문화적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신라에서 가장 왕권이 강했던 시기였던 신문왕시대 그러나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다 해도 왕의 위치에선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을 것입니다. 통일된 나라를 끌고 가야 하는 고민, 정치적혼란, 그리고 아직도 제거되지 않은 외부의 위협이 있었습니다.

 

강한 왕권을 가졌다면 왕이 권력을 휘둘렀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문왕의 시선은 나라의 번영과 안정에 있었습니다. 녹읍폐지 등 왕권을 강화할 수 있는 일을 펼쳤습니다. 동쪽으로 치우친 수도를 바꾸려 했던 것도 나라를 더욱 잘 다스리기 위한 일이었습니다.(귀족들의 반발로 무산됩니다.)

 

나라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악기를 선택했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당시 신라에서 악기나 음악을 평화와 번영, 제례와 의식을 담당하는 역할로 생각을 했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옛 선조들은 음악을 조화, 화합의 장치이며 종교, 이상향 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피리 하나에 호국불교, 정치, 설화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현지는 어떤느낌? (경주여행 팁)

수학여행에서 대왕암은 꼭 들리지만 이견대와 감은사는 잘 안가는 코스입니다. 왜냐하면 감은사는 벌판에 탑 두개만 있고, 이견대는 단체여행객이 머물기 어려울 정도로 장소가 협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족단위 여행이나 개별여행으로는 이 세장소를 묶어서 가보길 추천합니다. 감은사지(절터와 탑만 남음)에 세워진 석탑은 웅장하며 이견대에선 대왕암을 멋진 경치와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원한 동해바다를 만끽할 수도 있기 때문에 멋진 여행코스가 될 것입니다.

이견대는 그냥 정자인데.... 대왕암과 멋진 동해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이시기, 옛 이야기 속 평화의 번영을 '음악'으로 구현한 것 처럼, 문화예술이 사람들의 마음에 힘을 주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