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음악이 출현한 역사를 살펴보면 시작은 매우 비슷합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일상에서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를 펼치게 되고 이 의식에 음악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래서 또한 극적인 효과를 더하기 위해 타악기의 사용이 많고, 때로는 주술적인 형태(샤머니즘)가 결합되거나 회중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단선율노래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음악도 그 뿌리를 살펴보면 종교의식에서 시작됨을 볼 수 있습니다. 고대시대의 제천행사는 지금은 전해지지 않아 어떤 음악을 사용했는지 알길이 없으나 현재 전승되고 있는 종교 음악들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전승되고 있는 종교 음악들을 소개합니다.
무가
국악여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가수 ‘송가인’씨는 국악으로 음악을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어머니었는데요. 어머니는 국가무형문화제 72호 진도씻김굿 전수조교이며 현재 무속인으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무속에서 사용되는 소리가 있는데 그 소리를 가르켜 ‘무가’라고 합니다. 진도씻김굿에서도 다양한 무가가 있습니다.
진도씻김굿?
전라남도 진도지방에서 전승되고 있는 예술의 형태로 종교적 의식을 겸하고 있습니다. 씻김굿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망자의 영혼을 달래고 위로하며 그들이 가진 이승에서의 한과 문제를 풀어주는 굿입니다. 현재는 진도씻김굿의 전통성과 예술성, 그리고 전승되고 있는 역사성을 인정받아 국가의 무형문화제 7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강신무 vs 세습무
우리나라의 무가는 크게 한강을 중심으로 한강 위쪽의 소리와 한강 이남의 소리로 구분하는 편입니다. 무가는 전승이 매우 어렵고 일반인으로 확산하기엔 제약조건이 너무 많습니다. 무속인들 사이에서만 전승되고 일반적으로 의식에 사용되는 음악이므로 일반인이 이 모든 절차를 전부 습득하고 배우기엔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가를 쉽게 들을 수는 없습니다.
한강 이북의 무가는 경토리를 기반으로 하며 강신무가 주축을 이룹니다. 강신무는 흔히 이야기 하는 신내림, 그리고 무당의 근거를 신에 맞추는 것으로 우리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무속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강 이북은 대체로 경기도를 포함하여 이북을 이야기 하는 것이고 주로 잡굿을 주로 많이 하며 부정풀이, 길닦음, 뒷전거리 같은 노래가 불려집니다.
한강 이남의 무가는 대체로 세습무의 특성을 지녔습니다. 세습무는 부모로부터 무속인의 신분이나 능력을 물려 받은 사람들로 어떻게 보면 집안으로 대대로 내려오는 직업같은 개념입니다. 강신무에서 흔히 나오는 접신(신과 만나거나 신이 몸에 들어오는 행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무당이 되기 위해 일부러 신을 받아드리는 행위인 강신의 과정, 또는 내림굿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한강 이남의 무가는 마을 굿인 ‘도당굿’을 많이 하였습니다. 부정풀이, 노정기, 고사소리 같은 소리들이 많이 불려졌으며 대체로 육자배기 토리를 기반으로 하나 간혹 성주풀이 토리가 혼합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무가는 우리나라 전통의식, 전통문화의 범주로 인식되고 있으며 사람에 따라 종교적으로 받아드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종교적 특성은 유,불,도 가 혼합된 우리나라 고유의 종교관을 확인할 수 있을뿐더러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고자 하는 옛 선조들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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