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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문화와 보배의 섬, 진도 - 진도 씻김굿 편

 

문화와 보배의 섬, 진도 - 진도 씻김굿 편

 

 예로부터 진도는 노래를 못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할 정도로 기예와 예능에 매우 뛰어난 예술의 고장이었습니다. 농사와 어업 일을 할 때뿐만이 아니라, 사람이 죽었을 때도 노래를 부르고, 죽은 사람을 위로하여 굿을 할 때도 거의 모든 일상에서 노래와 함께 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리랑 중 진도아리랑’(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항상 손에 꼽히는 노래이기도 하지요. 이뿐만 아니라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르만 하여도 남도들노래, 남도잡가, 다시래기, 조도닻배노래, 진도만가, 진도북놀이, 진도강강술래, 진도소포걸군농악, 진도씻김굿 무려 아홉 개나 이를 정도로 진도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망자를 위로하여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씻김굿

 

 

 

 오늘은 이 중에서 진도씻김굿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죽은 자의 영혼을 씻겨주고 위로하여 저승으로 보내주는 씻김굿. 씻김의 의미에는 또 다른 것을 내포하기도 합니다. 망자가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소원이나 한 등을 모두 씻어내고 극락왕생을 비는 것에서 발원하기도 하였습니다.

 전라남도 진도에서 전승되는 씻김굿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인 (강신무) ‘당골에 의해 행해져 오던 천도굿입니다. 지금은 신내림을 받지 않아도 무가 집안의 전통을 대대로 물려받으며 (세습무) 맥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고, 당골이 씻김굿을 세습하여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예로 트로트 가수로 유명한 송가인의 어머니인 송순단 명인이 있지요. (무형문화재 제 72호 전수조교) 이처럼 오늘날에는 강신무와 세습무의 각각의 명확한 특징 (ex: 신내림)은 지켜지고 있지만 그들이 하는 업에 대해서는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씻김굿의 종류

 망자가 죽은 이유나 원한이 다 다른 것처럼 씻김굿도 그러한 내용이나, 굿을 행하는 장소, 일시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뉘어 있습니다.

- 곽머리 씻김굿: 초상이 났을 때 상가에서 망자의 시신을 옆에 두고 진행되는 굿

- 소상 씻김굿 : 망자가 죽은 지 1년이 되는 날 밤에 하는 굿

- 대상 씻김굿 (탈상 씻김): 초상나고 3년이 되는 날 밤에 하는 굿

- 영화 씻김굿: 집안의 경사가 있거나, 조상의 비를 세울 때 행하는 굿

- 혼건지기굿 (건지기 씻김굿):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건지기 위한 굿

- 사혼 씻김굿 (저승혼사굿): 결혼을 하지 못하고 죽은 망자끼리 혼인을 시켜주는 굿

- 날받이 씻김굿: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조상이 해를 끼치고 있다는 점괘가 나오면 날을 받아서 액을 풀어내는 굿

- 초분장 씻김굿: 임시로 무덤을 만들어 초분하였다가 정식으로 묘를 쓸 때 하는 굿

- 혼맞이 씻김굿: 객사한 혼을 집으로 모셔와 맞이한 후 망자를 위로하는 굿

- 제삿날 씻김굿: 자손이 없거나 제삿날을 모르는 조상을 위한 굿

 이처럼 씻김굿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무속 계통에 따라 순서와 절차는 조금씩 다르나 큰 맥락의 관점에서 구성이나 내용은 대동소이합니다.

 

 

 

씻김굿의 절차(거리)

 씻김굿은 대개 전반부와 중반부, 종반부 세 가지의 전개로 나눠집니다. 전반부는 보통 이승에 있는 산 사람을 위해 축원하는 굿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중반부는 저승으로 인도할 망자를 위한 굿입니다. 때문에 망자굿이라고도 합니다. 망자를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종반부는 종천을 하며 굿을 마무리합니다.

 

 

 

<전반부>

1. 안당 성주상을 차려놓고 집안의 최고 신인 성주에게 굿하는 목적을 알리고, 부정을 없애는 의식으로 시작합니다.

2. 초가망석 조상 또는 망자의 혼을 불러내어 청합니다.

3. 손님굿 손님굿에서의 손님은 전염병 즉 천연두를 일으키는 마마신으로 손님노정기를 하며 해를 입히지 않고 잘 풀어달라는 축원을 합니다.

4. 제석굿 재수를 관장하는 제석신을 모시는 굿으로 집안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고 자손의 번창을 염원하는 의식입니다. 제석굿에서는 흰 한복만 입고하는 것과는 달리 한복 위에 장삼과 염주를 걸치고, 머리에는 고깔을 쓰는 형태로 의복을 갖춥니다.

5. 조상굿 조상을 모셔와 복덕을 기원하고 축원합니다. 제석굿 끝 무렵에 포함하여 하기도합니다.

 

 

 

<중반부>

6. 고풀이 고풀이에서 는 일곱 개의 매듭으로 묶여있는 희고 긴 무명베천입니다. 이때 매듭을 풀어내며 노래를 부르는데, 망자가 이승에서 못다 한 원한을 풀어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가 잘 풀려야 망자가 저승길을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여깁니다.

7. 씻김 망자를 깨끗이 씻어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의례입니다. 모든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굿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망자라고 할 수 있는 영돈을 말아 빗자루를 물에 적셔 씻어내리는 의식을 합니다. 이 때문에 굿의 이름을 영돈말이라고도 합니다.

8. 넋올리기 – 씻김이 제대로 되었음을 알리고, 망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보내는 의식입니다. 여기서 은 사람 형상의 한지로 이것을 망자의 옷 위에 올려놓고 무녀가 노래를 부르며 영혼을 위로합니다.

9. 희설 망자가 극락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모든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길 염원하고 축원합니다. 이때 무녀는 불교적 저승 관문들과 신들의 이름을 차례로 나열하며 노래합니다.

10. 길닦음 – 저승 가는 길을 닦아주는 거리입니다. 이승과 저승을 잇는 길의 의미인 길베(무명베)를 양쪽 끝에 두 명이 허리춤에 잡고 서있으면, 무녀가 넋을 담은 무구를 들어 길베 위를 천천히 돌아다니며 길을 닦는 의식을 치릅니다.

 

 

 

<종반부>

11. 종천 무녀가 대문 앞에 상을 차리고 굿에 불러 모았던 여러 신들과 더불어 객귀들 까지 모두 배웅하는 씻김굿의 마지막 절차입니다. 잡귀와 잡신까지 모두 잘 풀어 먹여 보내는 의식으로 종천멕이라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