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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국악 연주 형태에 따른 마이킹 6

의식곡 중 문묘제례악, 경모궁 제악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형태의 연주는 마이크를 어떻게 세팅해야 할까요?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이라고 해서 가끔 들어 본 일이 있으실 텐데요. 무엇을 가리키는 말일까요? 종묘제례악은 저번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종묘에서 조선의 역대 임금의 제사를 올릴 때 연주하는 음악입니다. 그럼 문묘제례악은 어떤 음악을 가리킬까요? 명칭에서 그 느낌을 잡을 수 있듯이 제사 음악입니다.

 

문묘 일원 명륜당(저작자: by 최호진(Choi,Hojin))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

문묘제례악은 공자의 위패를 모신 사당에서 올리는 제사 때 쓰이는 음악입니다. 문묘라는 말은 공자의 시호인 공자의 문선왕에서 비롯된 명칭입니다. 그리고 문묘에서 지내는 제사를 석전(釋奠)이라고 합니다. 이 석전에서는 공자뿐 아니라 중국의 유교 성인들과 우리 나라의 유교 성인까지 해서 총 112인의 제사가 올려 집니다. 여기에 쓰인 음악은 세종 때 박연이 정리했으며 석전악보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악보는 현재 악학궤범에 실려 전해집니다.

 

악기 편성을 알아보겠습니다. 종묘제례악과 마찬가지로 등가악기(공자의 위패를 모신 건물 앞 댓돌 위에 배치되는 악기)와 헌가악기(등가악기 대응하는 것으로 댓돌 아래에 배치되는 악기)로 나뉩니다. 등가악기로는 편종, 편경, 특종, 특경, , , , , , , , 절고, , , , 박이 구성됩니다. 헌가악기로는 편종, 편경, , , , 노고, 노도, 진고, , , , 박이 배치됩니다. 살펴보면 편종, 편경은 양쪽 다 있고, , 슬 같은 현악기는 등가악기에만 배치됩니다. 노고, 노도, 진고, 부와 같은 타악기는 헌가악기에만 배치됩니다.

 

문묘제례악에서도 가창을 하는 이가 있고 무용이 있습니다. 종묘제례악과 같이 문무(文舞), 무무(武舞)가 함께 행해집니다. 문무에서 왼손에 약, 오른손에 적을 드는 것은 종묘제례악과 같습니다. 무무에서는 종묘제례악과 달리 왼손에 간이라는 방패, 오른손에는 척이라고 하는 도끼를 들고 춤을 춥니다. 도끼라... 좀 섬뜩하지요? ^^

이렇듯 악가무가 어우러지는 문묘제례악의 음향은 어떻게 운용할까요? 다른 아악과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제례에서는 따로 확성을 하지 않고 무대 연주에서는 다운 스테이지 중앙에 원포인트 스테레오 마이킹 시스템을 설치하고 각 악기별로 액센트 마이크를 설치합니다.

 

장조(사도세자)의 영정

경모궁 제악

경모궁 제악은 정조 대왕이 비운에 돌아가신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사당에서 시행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음악입니다. 모두 7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곡들은 종묘제례악에 있는 음악 즉 보태평, 정대업, 진찬을 조금씩 변형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첫 곡인 어휴(於休)는 보태평 중 첫 번째 곡, 네 번 째 곡인 독경(篤慶)은 정대업 중 두 번째 곡을 사용하는 식으로 구성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종 말기에 장헌세자(정조 때 사도세자를 장헌세자로 개칭함)를 장조(莊祖)로 높여 칭하며 그 신위를 종묘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경모궁 제악은 자연스럽게 필요가 없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경모궁 제악은 악보로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조선의 역사 속에서 매우 불행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 사도세자가 아들에 의해서 장헌세자로 칭해졌고 후대에 장조(莊祖)로 그 명예를 회복했다는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계셨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숨어있는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