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의식에 사용되는 음악을 알아볼까요?
종묘 제례악, 문묘 제례악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종묘 제례악(宗廟祭禮樂)
궁중의 의식 음악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종묘 제례악(宗廟祭禮樂), 문묘 제례악(文廟祭禮樂), 경모궁 제악(景慕宮祭樂)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종묘 제례악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살면서 종묘 제례악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 건지 굳이 알아보려고 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종묘제례악은 서울 종로에 있는 종묘에서 거행하는 제사에 쓰이는 음악입니다. 종묘는 조선 임금 들의 신위를 모신 곳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종묘제례악에는 조상의 문덕(文德)을 기리는 보태평(保太平)이 있고 문공(武功)을 기리는 정대업(定大業)이 있고 진찬(進饌)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정대업은 사람 이름 아니고 음악입니다. ^^
종묘제례악을 종묘의 의식에서 연주할 때는 신위를 모신 건물 앞에 있는 댓돌(돌을 쌓아 만든 일종의 층계)위, 댓돌 아래에 연주단이 나뉘어 자리를 잡습니다. 제례를 시행할 때 여러 순서를 거치면서 진행하는데요. 각 순서마다 다른 음악이 연주됩니다. 각각 다른 음악을 어떤 순서에서는 댓돌 위 연주단이 어떤 순서에서는 댓돌 아래 연주단이 연주합니다. 댓돌 위를 당상(堂上)이라하고 그 위에서 사용하는 악기를 등가악기(登歌樂器)라하고 댓돌 아래를 당하(堂下)라고 하는 데 거기에서 연주하는 악기를 헌가악기(軒架樂器)라고 합니다. 궁중의 의식이라 그런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명칭을 붙여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
등가악기는 편종, 편경, 박, 아쟁, 대금, 당피리, 방향, 절고, 장구, 축, 어로 구성됩니다. 헌가악기는 편종, 편경, 박, 대금, 태평소, 당피리, 해금, 방향, 진고, 장구, 축, 징, 어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악기 구성에 도창(導唱)의 역할을 하는 2인이 함께 구성됩니다.
최근에는 종묘제례악을 연주회장에서 감상용으로 연주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등악악기와 헌가악기를 섞어 구성합니다.
종묘제례악에 대해서 조금 들어가 보면 제례가 진행될 때 종묘제례악 음악만 연주되는 것이 아니라 춤까지 등장합니다. 이 춤도 보태평 연주할 때 추는 춤 따로 정대업 연주할 때 추는 춤이 따로 있습니다. 보태평 연주할 때 추는 춤을 문무(文舞), 정대업 연주할 때 추는 춤을 무무(武舞)라고 합니다. 문무를 출 때는 약(龠)과 적(翟)을 들고 춥니다. 무무를 출 때는 목검을 들고 춥니다. 이렇게 제사를 올릴 때 추는 춤을 일무(佾舞)라고 부릅니다. 조선시대 의식의 세계는 깊고도 넓은 것 같습니다.
이렇듯 제례는 악, 가, 무가 모두 편성되는 의식입니다. 종묘에서 거행하는 실제 제례에서는 음향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자연 음향으로 연주합니다. 연주회장에서는 컨디션에 따라 확성이 필요한데요. 다운 스테이지 중앙에 원포인트 스테레오 시스템을 설치하고 각 악기군 별로 액센트 마이크를 설치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종묘제례악은 세종 때 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 때는 당악과 향악이 혼재되어 연주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세종께서 당악 즉 외국 음악을 조상의 제사 때 연주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셨다고 합니다. 세종 17년에 보태평, 정대업이라는 향악이 제정되고 이 음악이 처음에는 제사 음악이 아니었지만 나중에 차츰 제사 음악으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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