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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격동의 시대(1945~60년대)와 국악

갑자기 찾아온 해방은 우리 예술의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시작하려는 찰나 6.25전쟁은 또다시 모든 것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국악은 너무나 힘들고 괴로운 시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광복 이후 세상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국악은 유례없는 시련을 맞게 됩니다.

국악의 일시적 부흥

1945년 빛을 되찾은 우리나라는 그 전에 있던 것은 그대로 유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뜻이 있는 몇몇 소리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는데요. 대표적으로 소리꾼 최경식을 주축으로 대한국악원이 발족되었고 국내의 유명 인사들이 국악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여기서 가르친 레퍼토리를 주로 시조, 민요, 잡가 였습니다. 일제강점기를 보냈던 가무연구회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일제에 의해 폐지된 권번이 다시 열리게 되었습니다. 후에 권번은 후속 단체가 설립되고 나중에는 단체들이 합쳐져 예성사가 설립됩니다.

 

가무연구회나 예성사, 대한국악원 모두 국악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 것 같았습니다. 가곡, 가사, 시조의 정가와 잡가, 민요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새롭게 생긴 단체도 있었는데요. ‘국악연예사라는 단체가 설립되어 수많은 소리꾼들이 민요교육과 경,서도 창을 교육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여러 단체가 설립되고 일제에 의한 탄압이 없어져서 국악과 경기소리는 엄청나게 유행하고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대립과 분열의 시기

국악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우리 국악이 부흥하는 것 같았는데, 이런 부흥기가 마지막이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극렬한 좌우 이념대립이 우리 안에 일어날 줄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던 좌우 이념은 세계를 2갈래로 나눠 놓았습니다. 사회주의(공산주의)체계를 선택할지, 자본주의를 선택할지 암묵적 강요가 일어났고 이런 일은 우리나라처럼 새롭게 국권을 회복한 나라들에게 일괄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분열 이상의 상처

좌냐 우냐 하는 이념대립이 긍정적으로 발전하면 모르겠지만 미국과 소련의 군정이 주둔하면서 생긴 남과 북의 차이는 좌는 북으로 우는 남으로 가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김구 같은 뜻있는 민족지도자들은 이 상황을 극복하고 나라가 둘로 나뉘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시대는 우리민족에게 가혹했습니다. ,북한의 정부가 따로 수립되면서 우리는 광복 3년 만에 두 개의 나라로 나뉩니다. 이 시대 국악인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시대는 예술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민족끼리 싸운 6.25 전쟁은 상상이상으로 우리 민족에게 극심한 피해를 안겨주었습니다. 전 국토가 완전히 파괴되었고, 남과 북에 감정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처와 극심한 분노를 갖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지난날 우리를 괴롭혔던 일본 만큼 서로를 싫어하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국악의 단절

6.25는 국악에게 엄청난 시련을 주었습니다. 가장 먼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소리의 명맥이 반으로 나뉘게 되었는데요. 남한에서 서도소리, 평안도 함경도 소리들을 제대로 들을 수 없게 되었고, 북한에서도 남도소리, 경상도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소리꾼들이 전쟁 과정에서 월북 월남으로 흩어지고 전쟁에 휩싸여 소식을 알 수 없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 당시를 살던 모든 사람들은 예술보다 생존이 더욱 중요했기 때문에 많은 단체들이 위축되거나 없어집니다. 그 와중에도 명맥을 이어간 소리꾼들이 있긴 했으나 온 예술인이 똘똘 뭉치긴 어려워 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습니다.

 

사람이 흩어지고 없어지자 국악은 급속도로 쇠퇴하게 됩니다. 광복직후 전 국민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우리국악은 전쟁을 통해 들어온 서양음악에게 완전히 그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고 전쟁 후 먹고살기 바빴던 수많은 사람들은 음악이나 예술을 즐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국악의 명맥은 일제의 군국주의와 6.25전쟁으로 인해 끊겼습니다. 활동이 너무 위축된 나머지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게 됩니다. 해방이후 분단과 전쟁은 우리 민족에 아픔 이상의 큰 시련을 안겨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