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장단 1편
오늘은 판소리 장단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옛 말에 판소리에 있어 ‘일 고수 이 명창’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판소리 창자보다 고수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이때 고수는 각 바탕별 소리와 사설을 다 알고 있어야 하며, 판소리 창자의 노래하는 특징도 잘 파악하며, 적절한 장소에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할 수 있는 재량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고수의 역할이 중요하고, 장단으로 인하여 소리의 빠르기와 완급조절을 하며 판소리의 음악적 표현에 완성도를 높이게 됩니다.
판소리에서 가장 느린 장단으로부터 빠른 장단까지 나열을 하자면 진양-중모리-엇중모리-중중모리-엇모리-자진모리-휘모리 순입니다. 이를 근간으로 하여 이 들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장단으로는 진양과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정도입니다. 장단에 이름을 붙일 때 ‘모리’, ‘머리’, ‘몰이’라는 다양한 접미사를 혼용하기도 하는데 이이 대한 어원은 찾아볼 수 없으나 ‘몰아간다’라는 의미에서 쓰였을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각 각의 장단들은 소리의 이면에 맞춰 빠르기 조절을 하게 됩니다. 자진모리로 예를 들자면 이몽룡이 과거 급제하는 대목에서는 위엄 있는 음악적 표현을 위하여 조금 느린 템포인 느린자진모리로 연행합니다. 반면 사또가 춘향이를 잡아들이는 대목과 같이 긴박한 상황을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빠른자진모리로 장단을 이끌어 갑니다. 이와 같이 똑같은 자진모리라 하여도 소리의 상황과 이면에 맞추어 장단의 빠르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장단에는 ‘기-경-결-해’라 하여 한 장단 안에서 4등분으로 나뉘게 됩니다. 기-경-결-해는 치고-달고-맺고-풀고 또는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발단과 전개, 절정, 해소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판소리 장단의 원리를 기의 순환과 같은 철학적 의미로도 접근하여 해석하기도 합니다.
또한 각 장단별로 기본 근간이 되는 고법이 있기 마련인데 소리의 말 붙임새가 기본 장단에 잘 맞아떨어진 장단을 ‘대마디 대장단’이라고 합니다. 반면 판소리의 말 붙임새나 소리의 강약 조절이 기본 장단 틀에 벗어나게 되면 그에 따른 다양한 기법으로 연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설 붙임새에 따라 변이된 장단들은 소리에 세련된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또한 창자의 소리가 돋보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변이된 장단에서 주로 나타나는 리듬 꼴에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하는데 ‘교대죽’, ‘잉어걸이’, ‘완자걸이’, ‘엇붙임’ 등이 있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각 장단별 특징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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