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판소리의 선율 (조) 1편에 이어 평조와 그 외 다양한 판소리 선율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판소리의 선율(조) 2편
3. 평조
판소리에서의 평조는 우조와 비슷한 느낌의 악상기호로 혼동될 수 있을 만큼 매우 닮아있습니다. 그러나 악상기호 적인 측면에서 우조와의 차이를 둔다면 남성적인 느낌의 우조보다는 조금 더 화평하고 담담한 느낌으로 표현하는 악조입니다. 덧붙여 평시조나 가곡의 선율과도 비슷한 선율로 차분한, 담담한, 평화로운, 한가한 이러한 악상기호들로 대치할 수 있습니다.
우조와의 또 다른 차이점은 구성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평조의 구성음은 레-미-솔-라-도의 순으로 되어있으며 ‘레음계’‘레 음계’라고도 합니다. 이들 중 중심음인 본청은 솔이며 선율의 종지음으로도 자주 사용됩니다.
평조로 되어있는 판소리 대목으로는 춘향가의 천자뒤풀이,, 춘향가의 기산영수, 적벽가의 장승타령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계면조와 우조 그리고 평조를 악상기호(성음)로 또는 선율구조(소리길)의 개념으로 분석해보았습니다. 이밖에도 조에 대한 개념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요. 그 중 하나인 ‘더늠’의 관점에서 분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 더늠 = 제 = 조
더늠이란 판소리의 명창이 자신의 독창성 있는 대목을 장기로 삼아 연행하고, 그 소리가 후대에 전승되는 것을 뜻합니다. 더늠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됩니다. 우리말의 ‘더 넣음’ 이란 의미로 판소리 한 바탕 소리 안에서 이전에는 없던 대목을 창작하여 첨가한 것. 그리고 겨루다는 의미 옛 고어인 ‘던다’가 명사화 되어 더늠이라 명칭 하였고,, 창자가 자신의 장기인 소리를 겨룰 때 부르던 대목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더늠을 짚고 넘어가는 이유는 더늠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기준으로 하는 부분이 바로 창자가 구현하는 음악적(선율, 악상기호, 창법 등)인 특징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창자의 두드러진 음악적 (선율, 악상기호 창법 등) 특징의 더늠이 판소리의 제가 되어 석화제, 경제, 설렁제 등의 이름으로 붙여집니다. 따라서 ‘제’는 ‘조’와 같은 의미로도 쓰이고 그 이외에도 ‘목’이라고도 사용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조’는 좀 더 상위 개념에서 ‘제(더늠)’를 포괄하는 음악적인 특징이므로 ‘제’ 또한 ‘조’에 관점에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4. 경조(경제)
경드름이라고도 불리며 경기민요와 유사한 창법과 선율을 구사하는 조입니다. 19세기 초에 경기도 여주 출신의 염계달 명창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고, 이를 송만갑 명창이 발전시킨 것으로 서울 사람을 표현할 때, 비아냥거리며 욕을 할 때 자주 쓰였던 창법입니다. 또한 경드름은 반경드름이란 창법으로 파생되기도 하였는데, 경드름에 계면조의 성음을 섞어서 부르는 기법을 뜻합니다. 경조를 사용하는 판소리 대목으로는 춘향가에서 남원 한량들이 사또를 욕하는 대목, 이몽룡이, 춘향이를 달래는 대목, 춘향모와 어사가 상봉하는 대목, 수궁가에서 토끼가 자라에게 욕하는 대목 등이 있습니다.
5. 설렁제
설렁제는 권마성제, 권제, 권조, 덜렁제라고도 합니다. 권마성은 가마꾼들이 가마를 모는 소리로 높고 긴 음으로 외치는 듯이 부르는 것이 특징입니다. 씩씩하고 호기 있는 느낌의 악상기호로 주로 중중모리 장단에서 자주 쓰입니다. 설렁제는 권삼득 명창이 처음 창제하여 흥보가 중 제비 후리는 대목을 불렀고 이를 시작으로 춘향가의 군로 사령 대목, 심청가의 남경 장사 대목, 적벽가의 한 군사 외치는 대목 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주요 구성음은 라-도-레-미-솔-라이고 가장 높은 ‘라’‘라’ 음에서 라-솔-미-레-라의 가장 낮은 ‘라’‘라’ 음의 급격한 하양 진행으로 되어 있는 점이 선율적 특징입니다.
6. 메나리조
메나리제 또는 산유화조라고 불립니다. 경상도와 강원도민요의 선법을 차용하여 부르는 창법입니다. 메나리조의 대목으로는 심청가 중에서 뺑파가 황성 맹인잔치 올라가는 대목, 곽씨부인의 장례 대목이 있습니다.
7. 석화제
석화제는 판소리에서 시작하여 가야금병창의 창법에도 유입되었습니다. 때문에 가야금병창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김제철과 신만엽 명창에 의해 창제되었습니다. 석화제는 선율과 악상기호적인 창법이 평조와 유사하나 화평하고 차분한 느낌의 평조에 비하여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선법입니다. 수궁가의 토끼가 세상 나오는 대목, 부엉이 책망 대목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 판소리의 선율(조)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조는 크게 세 가지로 악상기호(성음)로써의(성음) 조, 선율(소리길)로써의 조, 더늠(제)으로써의 조로 나누어 볼 수 있었습니다. 판소리의 조에 대한 해석은 소리꾼과 학자들 사이에 각 각의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앞으로도 다각도의 견해로 판소리의 선율(조)을(조) 분석하여 더욱더 많은 이론들을 쌓아가야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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