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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정악의 장단 2(10박 장단, 6박 장단, 가곡의 장단)

정악에도 장단은 살아있다.

정악은 왕실에서 향유하던 궁중음악, 상류층에서 즐기던 음악입니다. 흥과 감정을 최대한 절제함을 미덕으로 하기 때문에 장단을 중요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흔들림 없이 정확한 장단은 정악을 정악답게 연주하는 데 아주 중요한 필수 요소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20박 장단, 갈라치는 20박 장단, 갈라치는 불규칙 장단을 살펴보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10박 장단, 6박 장단, 가곡의 장단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정악의 장단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감상하면 더욱 깊은 정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썸네일

 

10박 장단

10박 장단형은 보허사(步虛詞) 5~7, 영산회상(靈山會上)의 세령산(細靈山), 여민락(與民樂) 4~7, 평조회상(平調會相) 등에서 사용합니다.

다음의 악보와 같이 연주합니다.

10박형 장단 1, 10박형 장단 2 악보

 

악보를 보면 1번 악보는 20박 장단을 1/2로 축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2번 악보는 쌍편고요를 변형하여 쌍요고편의 모습을 보입니다. 20박으로 진행되다가 템포가 빨라진 부분에서 8박에 강박을 주어 강약의 변화를 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박이 10박으로 변화되어 템포가 빨라진 것과 쌍편고요가 쌍요고편으로 강세를 변화시켜 전체 곡의 흐름에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실제 사용에서는 첫 장단에서는 쌍편고요 10박 장단을 쓰고 두 번째 장단에서 쌍요고편으로 강세를 변화시켜 연주합니다.

 

6박 장단

정악에는 6박 한 장단의 곡이 많습니다. 이러한 장단을 ‘도드리 장단’이라고 합니다. 영산회상의 삼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밑도드리, 웃도드리, 평조회상과 삼현영상회상의 삼현도드리와 염불도드리 등에 사용됩니다. 도드리의 원형은 20박 장단과 관련이 깊습니다. 20박 장단을 수치화시키면 쌍,편,고,요 6,4,4,6입니다. 10박 장단을 수치화하면 쌍,편,고,요 3,2,2,3입니다. 6박 장단으로 축소하며 쌍,편,고,요 2,1,1,2가 됩니다. 6박 장단의 기본형은 다음의 악보와 같습니다.

6박형 장단 악보

 

, 기닥, , 더러러러가 되겠습니다. 이 기본형이 변화하여 다양한 6박 장단이 파생됩니다. 20박 장단, 10박 장단이 6박 장단으로 축소되는 형태는 보허자가 변주된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가곡의 장단

가곡의 장단에는 16, 10박 장단이 있습니다. 16박을 기본형으로 하는 장단형은 가곡의 장단 밖에는 없습니다. 10박 장단은 16박에서 쉬는 박을 없앤 형태입니다. 악보로 표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곡 16박 장단 악보
가곡 10박 장단 악보

가곡의 장단은 민요의 장단과 달리 장단을 이끌어 가는 장고 주자의 즉흥성을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16박 기본 장단형의 변형된 형태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절제되고 한정된 변화만을 허용할 뿐 절대 임의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가곡의 장단이 기본형에 견지하는 것은 느리고 긴 가곡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한두 가지의 장단형으로 긴 음악을 끌고 가는 것이 음악을 지루하게 만들 것 같니만 그렇지 않습니다. 단단한 버팀목이 되고 흔들리지 않는 뼈대를 구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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