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는 ‘유교’를 중시하는 사회였습니다. 그 반면 불교는 철저히 억제하고 탄압했습니다. 고려후기 불교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특히 돈)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 만든 제도였습니다. 불교의 탄압은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점점 심해지는데요. 이 때부터 불교도 살길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나라 전통예술의 중요한 축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때 벌어진 일과 국악의 한 갈래인 입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당, 사당패?
불교가 융성했던 고려시대엔 불교 행사와 의식이 화려했다고 전해집니다. 불교행사는 여러 가지 절차가 있었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사찰에 사는 승려는 아니었고 단지 다양한 불교의 행사나 의식, 물품제조 등을 보조했습니다. 조선시대엔 불교가 억압되었고 철저히 탄압당했습니다. 조선 후기엔 존립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재정적인 압박이 심해졌는데요. 이 때 사찰을 위해 일을 하던 사람들은 어떻게든 돈을 모으고자 하는 집단으로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재주도 보여주고, 소리도 하나 하고, 민중의 흥을 돋우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19세기에 이르러 대대적으로 전국의 사찰이 정리되기 시작하자 이 집단은 전국을 떠도며 재주를 부리는 사람들이 됩니다. 그들을 우리는 ‘사당패’라 부릅니다.
사당이라는 말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말로 굿을 하거나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장소였습니다. 지금은 사찰이나 절이라는 말이 쓰지만 옛시절엔 사당이라고 지칭하였습니다. 따라서 사당을 중심으로 모이는 무리라는 뜻으로 ‘사당패’라고 하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사당패는 19세기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여자들로 이루어진 여사당은 미풍양속을 흐린다는 지탄을 받으며 점차적으로 없어지게 되었고 남자들이 모인 남사당패가 그 명맥을 이어나갔습니다.
사당패는 일반적으로 현재의 연희팀과 비슷한 레퍼토리가 두드러져서 타악팀 같은 성격으로 이해하기 쉬운데요. 사실 사당패는 소리에서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불교음악은 구체적인 전승이나 기록이 마땅치 않아 어떤 형태로 하였는지 모르나, 향토민요 속에는 확실히 사당패 소리가 있습니다. 사당패 소리는 크게는 산타령계통과 민요계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사당패 소리는 서서 부르는 형태인 ‘입창’에서 후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당패 소리의 노래 - 입창
입창은 서서 부르는 소리라 하여 ‘선소리’라고도 합니다. 입창의 형태는 대체로 북을 두드리며 4~8인 정도가 일렬로 서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공연입니다. 이때 추는 춤은 격한 동작을 하기 보단 지금의 ‘발림’의 개념과 유사합니다. 북은 대체로 소고와 장구를 많이 이용하였는데, 장구잡이는 주로 매기는 소리를 담당하며 노래와 장단을 주도하였고, 나머지 사람들은 소고를 치며 받는 소리를 추며 앞으로 나오거나 뒤로 빠지면서 노래의 흥을 돋우고 관객과 함께 한바탕 시원하게 노는 무대를 마련합니다.
입창으로 자주 부르는 노래는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자진산타령 이 있으며 민요계통으로 길군악, 방아타령 오독도기, 양산도, 개구리 타령 같은 노래가 있습니다.
사당패와 선소리산타령패
이름만 들으면 전혀 다른 집단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로 하는 노래들이나 입창의 방식, 활동의 성격들을 보면 유사성이 상당히 많습니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하나는 음악적 성격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고 하나는 주축이 되었던 활동 거점을 중심으로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 둘의 차이는 크게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다만 사당패라고 하면 엄연히 거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명칭을 혼용해서 쓰진 않습니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남사당놀이는 40명 이상의 남성이 벌이는 화려한 연희 무대입니다. 주로 풍물과 살판, 버나, 줄타기, 꼭두각시 놀이가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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