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마무리하는 음악과 군인들의 단체 사진이 겹쳐지다
영화 "서울의 봄"은 이제 천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고 자세히 모르던 그날의 실상이 담겨 있어 큰 화제가 된 것 같습니다. 출연진의 연기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본 저는 맨 끝에 나오는 군가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 허밍으로 반주 없이 시작하는 장엄한 음악이 그것인데요. "전선을 간다"입니다. 모든 상황이 끝난 후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이 음악이 깔리는데 정말 만감이 교차하게 만듭니다. 이 모든 사건을 만든 군인들이 모두 모여 찍은 단체 사진과 이들이 후에 거친 요직이 표시되는 가운데 "전우여 들리는가" 가사가 머릿속에 맴돌게 만듭니다.
"전선을 간다"가 나온 배경
"전선을 간다"라는 군가는 1980년 1981년 소위 신군부가 들어선 이후 국방부에서 공모한 군가 및 진중가요에 가작으로 뽑힌 노래입니다. 가작이라 하면 그리 높은 순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군가 중 하나입니다. 영화의 주제가로도 사용됐습니다.
작사 우용삼, 작곡 최창권으로 나옵니다. 우용삼 씨는 당시 국방부 직원이었다고 전해지고 최창권 씨는 매우 유명한 작곡가입니다. 한국 뮤지컬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분입니다. 수많은 영화 음악도 남겼습니다. 뮤지컬 작품으로는 "살짜기 옵서예"가 유명합니다. 그리고 영 화음악으로는 "로보트 태권 V"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뮤지컬 센터 미리내를 창단하여 뮤지컬 제작에 힘썼고, 많은 연기자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뮤지컬, 영화음악, 가요까지 대중음악 활동을 많이 하였지만 전공은 클래식입니다. 서울대 작곡과에 입학하여 중퇴하였습니다. "세월이 가면"의 가수 최호섭이 최창권 씨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첫째 아들 최명섭은 대학가요제 샤프 팀이 노래한 "연극이 끝난 후"를 작사, 작곡하였습니다.
이렇듯 당대 유명 작곡가가 군가, 진중가요를 작곡한 예는 많습니다. 군부 독재 시절 최고의 작곡가들이 이러한 군가, 진중가요 작곡에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내용
많은 군가들이 그렇지만 "전선을 간다"는 비장합니다. 멸공이 강조되는 이념적 내용보다는 전장의 치열함을 묘사하는 데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내용을 보면 적에 밀려 퇴각했던 격전지를 다시 되찾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1절 가사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눈 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젊은 넋 숨져간 그때 그 자리
상처 입은 노송(老松)은 말을 잊었네
이 내용은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 후 밀렸던 낙동강 전선을 당시 국군이 다시 밀고 올라갈 때 눈앞에 펼쳐진 전우들의 흔적을 묘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습니다.
후렴부의
전우여 들리는가 그 성난 목소리
전우여 보이는가 한 맺힌 눈동자
가사는 그러한 해석을 생각하면서 들을 때 더욱 공감됩니다.
음악적인 부분
평론가들은 최창권 작곡가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곡의 편곡이 더욱 짜임새 있고, 박진감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현재도 많은 장병들에게 불리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구성은 A-B-C 반복 없이 세 도막으로 되어있습니다.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인 후렴부는 못갖춤마디로 시작하여 첫박의 강세를 극대화한 볼 수 있습니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꽂히는 곡들은 완벽한 음악의 구조를 만들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중심음 이동, 악구의 변화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잊히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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