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 맥이 끊긴 소리인 중고제, 김창룡, 이동백 같은 명창이 유성기 음반을 녹음한 덕분에 우리는 중고제의 소리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는 서편제, 동편제라 김창룡의 음반을 들으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탁월한 기량과 예술성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명문가에서 자란 판소리의 엘리트
태어나보니 아빠가 누구, 할아버지가 누구.. 요즘도 이런말들을 많이 하지요? 유명인들의 자녀들을 그렇게 표현합니다. 예를들자면 태어났더니 아빠가 백종원 엄마가 소유진, 태어났더니 아빠가 차두리 할아버지가 차범근.... 이처럼 김창룡명창도 판소리가문에서 태어납니다. 할아버지는 처음으로 진양조를 판소리에 녹여내며 응용한 김성옥명창이고, 아버지는 당대의 유명한 소리꾼 김정근 명창입니다. 이러다보니 김창룡 뿐 아니라 동생인 김창진도 판소리 명창입니다.
마지막 중고제 명인
명문가에서 태어나 소리를 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는데 당대 최고의 명창인 ‘이날치’를 만나 소리를 배운적도 있었습니다. 중고제 소리는 경기와 충청지역에 전승되는 소리인데요. 그의 집안 역시 중고제소리를 이어왔기 때문에 그가 중고제의 소리를 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그의 음반들은 오늘날 중고제 연구, 판소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김창룡 이후로 중고제는 전승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그의 소리를 계승해서 내려왔다면 판소리는 더욱 더 풍성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서편과 동편의 개성에 중고제의 평우조 같은 느낌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졌을 것입니다.
국악을 위한 헌신
판소리 5명창은 같은 시대에 활약했던 명창들이라 서로 친분이 두터웠고 뜻을 모아 우리소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는데요. 송만갑, 이동백과 함께 ‘조선성악연구소’를 만들며 판소리를 전파하고 가르치는 일에 힘었습니다.
그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 등 대중에게 인기있는 레파토리를 다수 녹음했는데 특히 화초타령과 삼고초려에 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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