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우집단과 소리
‘공연’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연극,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대중음악, 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공연들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옛날부터 있었습니다.
다양한 전통공연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조선시대는 계급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좋아하고 즐겼습니다. 공연판이 벌어지면 고을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여 한바탕 유쾌하고 신나게 놀고 잔치판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때 행했던 공연들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현시대의 공연 장르로 이야기를 해보면 뮤지컬, 서커스, 무용,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공연은 전문공연장에서 한 것은 아니지만 왕실, 관아 같은 국가, 공공의 행사와 마을축제, 회갑연, 같은 지역행사 편사놀음(활쏘기놀음)같은 이벤트성 행사에서도 공연이 시행되었습니다.
재주있는 사람들은 이 공연에서 많은 활약을 하였는데 조선후기는 이들이 뭉처 집단(패)을 이루며 지역과 지역으로 넘나들며 공연을 하게 됩니다. 이들을 가르켜 ‘창우집단’이라 부릅니다.
창우집단은 지금처럼 엄격하게 장르를 구분하지 않지만 그래도 특징적으로 주로 잘하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창우집단이 주로 펼쳤던 공연에서 ‘소리’가 접목된 공연을 소개합니다.
1. 판소리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고 있으며 현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소리입니다. 판소리는 1700년대부터 민간에서 불리웠으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음악, 이야기로 풀어낸 종합예술입니다. 19세기엔 송흥록, 이날치 같은 명창들이 쏟아지며 다양한 더늠이 생겼고 지역적 특색이 결합되어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같은 독자적인 음악어법도 만들어졌습니다.
한사람의 소리꾼(또는 광대)가 아니리, 발림을 구현하며 때로는 해설적 역할을 하고 때로는 소리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관객의 흥을 돋우는 ‘재담’을 하며 1인 음악극을 펼쳐냅니다. 반주는 오로지 고수 한 명이고 어느 장소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줄소리
보기만해도 신기하고 아찔한 줄타기 놀이에 소리까지 병행하는 것을 줄소리라 합니다. 줄을 타는 광대를 줄광대라 하는데 그들은 외줄위에서 줄재주만 보여주지 않고 재담도 하고 관객과 소통하기도 하고 소리를 하면서 다양한 재주를 선보입니다. 판소리가 주로 민간에서 좋아하는 이야기들인 춘향, 흥보, 심청, 적벽의 이야기들을 다루었다면 줄소리에선 양반을 비꼬거나, 타락한 중(파계승), 악덕 권세가들을 풍자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줄타기 노래들은 대체로 절이름타령, 팔선녀타령, 중타령, 새타령 등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러지역에서 줄소리가 있었으나 지금은 경기권에서만 전승되고 있습니다.
3. 고사소리
지금도 무엇을 시작하거나 개업을 할 때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습니다. 고사는 여러곳에서 이루어 집니다. 예로부터 고사는 집안일, 마을일, 건축, 농사 등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 일들이 잘되도록 비는 제사인데 고사에서도 소리가 있습니다. 고사소리에서 대표적으로 있는 소리는 ‘비나리’입니다. 주로 경쾌한 타악 반주에 여러 신에게 일이 착수됨을 알리고 많은 부분에서 축원을 빕니다. 그 왜에도 내용상 치국잡기, 성주풀이, 액풀이, 삼재풀이 등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불행을 사전에 막고자 하는 의지를 담으며 불교의 영향을 받은 고사선염불, 고사덕담 같은 소리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장단으로 소리꾼(광대)들이 경쾌하게 부르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도 많은 타악잽이(타악기연주자)나 풍물꾼들이 부릅니다.
4. 선증애소리(선굿소리)
굿을 하는 무당이 부르는 노래를 ‘무가’라고 하는데요 선증애소리는 경기남부지역에서 선증애꾼(또는 화랭이)라고 하는 소리꾼이 부릅니다. 겉으로보면 판소리와 비슷한 형태로 선증애꾼 한사람만 무대에서 발림을 하고 소리를 같이 합니다. 그러나 이 소리들은 판소리와 차이가 있는데요 종교적 의식적인 요소가 강하고 때로는 신이 오랜 여정을 통해 이곳에 자리 하였다 하여 그 노고를 추켜 세우고 노정을 소리하는 ‘노정기’가 있습니다. 다만 장단이나 창법이 판소리와 비슷하여 선증애소리와 판소리의 연관성, 혹은 뿌리가 같은 장르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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