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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화려함의 극치 봉산탈춤

화려함과 역동성의 민속 가면극 봉산탈춤 

 

 

* 봉산은 어디?

봉산탈춤은 흔히 우리가 북한이라고 알고 있는 황해도 지역의 봉산 동선면 길양리에서 시작된 민속춤입니다. 봉산은 중국의 사신이 왔을 때 머무는 지역이었습니다. 또한 농산물이 모이기 좋은 지리적 위치에 있었습니다. 때문에 봉산에서는 사신을 영접하기 위한 행사나, 5일장이 들어서는 장날이거나, 관아의 사또가 부임했을 시 벌이는 축하 연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기에 매우 적합한 위치적인 유리함이 있었습니다.

 

* 봉산탈춤의 유래

때는 고려 말 시기 즈음, 만복사라는 절에 매우 성불이 높은 한 도승이 살았는데, 그의 이름은 만석이었습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부처라는 칭송을 얻을 정도로 매우 존경받는 도승이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매우 허랑방탕하고 난봉꾼으로 살아가던 취발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는 만석을 교묘한 계략으로 도승에서 타락시키려는 일을 꾸미게 됩니다. 그로 인해 그를 칭송하던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거리를 만들려 하였으나 만석은 쉽사리 그의 술책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러자 취발은 마지막 수단으로 아름다운 미녀를 대동하여 만석을 유혹하게 합니다. 끝내 만석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도승을 파계하고 사람들로부터 비난받으며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어느 지사가 불교의 관습이 어지럽혀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봉산탈춤을 창안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 화려하고 역동적인 춤사위

봉산탈춤은 다른 지역의 탈춤들에 비해 매우 역동적이고 경쾌한 동작의 춤입니다. 특히 ‘깨끼춤’ 이라는 봉산탈춤의 기본 동작은 한삼의 끝자락까지 힘 있게 휘날리며 두 팔을 경쾌한 느낌으로 굽혔다 폈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양주별산대놀이나 해주탈춤의 긴 장삼 소매로 느리게 춤을 추는 정형적인 모습과 대비되는 춤사위입니다. 봉산탈춤에서 가장 화려한 팔먹중춤은 북방계 영향을 받아 춤의 폭 (발의 뜀)이 크며 한삼을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귀신을 쫓는 것을 형상화하여 위엄한 무사의 검무를 연상케 합니다.

봉산탈춤의 춤사위에 대한 명칭은

팔먹중 - 외사위, 곱(겹)사위, 양사위, 만사위

취발이 - 깨끼춤

말뚝이 - 두어춤

미얄할미 – 궁둥이춤, 까치걸음

등이 있습니다. 위의 춤들은 춤의 시작 전에 하는 불림에 따라 장단이 정해지기도 합니다. 주로 타령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그 외에 춤의 동작에 따라 염불, 굿거리, 휘모리장단 등을 사용합니다.

 

* 봉산탈춤의 내용

봉산탈춤은 총 7과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1과장 사상좌춤 - 네 명의 상좌가 나와 동서남북의 사방신에게 시작을 알리고 놀이판의 나쁜 액을 없애는 의식을 행합니다.

 

제 2과장 팔먹중춤 - 일곱 개의 과장 중 가장 역동적이고 남성적인 춤입니다. 2과장은 두 개의 경으로 나뉘게 됩니다. 먼저 ‘제 1경 팔먹중춤’에서는 여덟 명의 목중들이 순서대로 등장하여 각각의 대사를 읊은 뒤, 불림으로 타령장단을 이끌어냅니다. 목중들이 파계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인데 한 명씩 차례대로 춤을 추고 마지막 여덟 번째 목중이 나머지 목중들을 불러내어 뭇동춤을 추고 끝마칩니다. ‘제 2경 법고놀이’에서는 두 명의 목중이 나와 법고놀이(버꾸놀이)를 하자고 하며 대사를 하는데 이 말을 벗고 놀이하자 라는 식의 언어유희를 하며 서로 말장난을 주고받다가 법고놀이를 합니다.

 

제 3과장 사당춤 화려한 의복을 갖춘 사당이 일곱 명의 거사들에게 업히거나 또는 가마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이들은 가면을 위로 올려 쓰고 서도민요인 놀량과 앞산타령, 뒷산타령, 경발림 등의 노래를 즐겁게 합창합니다.

 

노장의 모습

제 4과장 노장춤 노장춤은 3경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제 1경 노장춤은 봉산탈춤 이야기의 절정 부분에 해당됩니다. 노장이 소무의 유혹에 넘어가 파계하는 장면입니다. ‘제 2경 신장수춤’은 신장수에게서 노장이 소무에게 줄 신을 사는데 신장수와 미리 계획한 원숭이가 나와 신발값을 받으려 했지만 결국 노장의 편지 협박에 도망가게 됩니다. ‘제 3경 취발이춤’에서는 노장과 소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본 취발이가 자신과 춤 대결을 하여 이기는 자가 소무를 쟁취하자는 내기를 합니다. 결국 취발이가 소무를 빼앗고 소무와 사랑춤을 춘 뒤 아이를 낳게 됩니다. 취발이가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는 모습으로 4과장이 마무리됩니다.

 

 

제 5과장 사자춤 부처의 명으로 사자를 보내어 노장의 신분을 파계한 먹중들을 혼내게 합니다. 먹중들은 용서를 빌고 사자와 함께 한바탕 춤을 춥니다.

 

제 6과장 양반춤 우스꽝스러운 얼굴의 모습인 양반 삼 형제가 하인인 말뚝이에게 놀림받는 장면입니다. 양반을 풍자하고 해학적으로 조롱하는 말뚝이로 인하여 양반들의 무능력함, 부정, 부패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제 7과장 미얄할미, 영감춤 난리통에 헤어지게 된 영감과 미얄할미는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그러나 영감에게 돌머리집이라는 첩이 있어 미얄과 돌머리집이 싸움이 나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본 영감은 미얄을 때리는데 미얄할멈이 죽게 됩니다. 이때 남강노인이 무당을 불러 미얄할멈의 죽음을 위로하는 굿을 하며 봉산탈춤의 전 과장이 마무리됩니다.

 

봉산탈춤의 마지막 피날레는 연희에 사용되었던 탈을 모닥불에 태우고 제를 지내며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마치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뒤풀이 개념의 행사를 치르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는 탈춤 중에서도 가장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는 봉산탈춤은 1976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되어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