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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감상

(책감상)초판본 군주론 Il Principe - 니콜로 마키아벨리 미르북컴퍼니

군주론은 왜 아직도 널리 읽히는가?

<군주론> 우리의 삶과 먼 얘기 같아 보입니다. 그것도 서양의 군주론이라면 더욱 멀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꾸준히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재도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일들 속에 마키아벨리의 이상과 이념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 국가의 발전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국가 지상주의 이념), 마키아벨리안(machiavellian: 목적 달성을 위하여 영리하지만 부정직한 방법을 사용하는)과 같은 단어가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세계관, 인간 처세술입니다. 16세기 초에 쓰인 <군주론>을 살펴보겠습니다.

 

썸네일

 

저자 소개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는 이탈리아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입니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1469년 피렌체에서 태어나 1527년에 사망하였습니다. 주로 외교관, 서기장 역할을 하였습니다. 피렌체가 공화국인 시절 요직을 거쳤으나 에스파니아의 침공으로 피렌체 공화정이 무너지자 공직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이 때가 1512년인데 야인으로 지내면서 <군주론>을 썼습니다. 당시 왕권을 차지한 메디치 가문에 헌정하는 글이었다고 합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는 국가의 번영을 위해서라면 종교, 도덕이라는 미덕을 버려도 된다는 정치사상을 펼쳐 당시 강렬한 사상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Niccol&ograve; Machiavelli) 초상화

 

내용

군주론은 16세기 이탈리아의 현실이 녹아 있는 책입니다. 이른바 이탈리아의 5대 강국(피렌체, 나폴리, 베네치아, 밀라노, 로마 교황령)이 비등비등한 위세로 맞대결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나라도 패권을 쥐지 못하고 경계하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이 가운데 이웃에서는 이 틈을 치고 들어와 영토 확장을 노렸습니다. 프랑스, 신성로마제국, 에스파니아 등이 이탈리아 반도를 침범해 왔습니다.

 

피렌체 공화국에서 행정, 군사, 외교를 넘나들며 요직을 맡았던 마키아펠리는 혼란스러운 이탈리아를 통일하는 군주가 나타나길 바랐던 것입니다. 체사레 보르자, 로렌초 일 마니피코, 알렉산데르 6세 등 근 거리에서 군주들을 보며 국민들의 신망을 받으며 강한 나라를 건설할 군주의 모습을 한 권의 책으로 써 내려갔던 것입니다.

군주론은 피렌체 공화국이 무너지고 왕권을 차지한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에게 바쳤던 책입니다. 군주국을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범주화하였습니다. 그리고 강한 군주가 갖춰야 할 조건을 제시하였습니다. 1장부터 14장까지는 군주국의 형태를 거론였고, 15장부터 26장까지는 강한 군주가 갖추어야 할 미덕을 기술하였습니다.

 

스스로 육성한 강한 군대를 갖추는 능력, 백성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카리스마, 그러면서도 미움받지 않는 태도, 잔인한 선택도 피하지 않고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냉철함, 아첨꾼을 멀리 할 수 있는 판단력 등을 강한 군주의 조건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책 표지

 

감상평

군주론은 혼란한 세상을 정리해 줄 영웅을 기다리며 써 내려간 헌정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조건과 풍모를 지닌 당신은 구세주라고 고백하는 시 말입니다.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공화국과 군주국을 넘나들며 각 세력의 각축으로 위기에 흔들리는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화려한 번영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갈망하였습니다.

 

도덕과 절제를 강조하는 전통적 지도자 상을 과감하게 버리고 강한 군대를 육성하여 강력한 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잔인할 정도로 냉철한 군주 상을 제시하였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다 옳은 것은 아니겠지요. 필요할 땐 지도자가 이런 측면도 갖추고 있어야 생각지도 못했던 위기를 뚫고 나갈 수 있겠습니다.

 

16세기 이탈리아의 상황에서 좋은 군주가 될 수 있는 조건이 현 시대에 잘 맞을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왕정 국가가 거의 없으니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합니다. 혹시 기업을 왕정 국가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의 CEO를 왕으로 볼 수 있을까요?

 

지금도 많은 독자들이 마키라벨리의 군주론을 읽고 있습니다. 500년 이상 세월이 흘렀지만 세상은 냉혹하고 사람들 사이의 배신이 여전히 만연하고 있다는 반증일까요? 그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력이 높아졌고 물자가 풍부해졌습니다.. 이것을 골고루 분배해 줄 지혜로운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