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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등청감곡선, 마스킹효과, 칵테일파티 효과, 귀의 보호 본능

 

 

 

등청감곡선

우리가 음악이나 유튜브 영상에 깔린 음을 들을 때 보통의 볼륨으로 놓으면 저음보다 고음이 잘 들리는 것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이것은 컴퓨터 스피커나 이어폰의 성능의 문제로 생각하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피커나 이어폰의 성능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귀가 그렇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저음일수록 볼륨을 높여야 우리의 귓속 기관이 진동하여 신호를 뇌로 전달합니다.

등청감곡선, 마스킹효과, 칵테일파티 효과, 귀의 보호 본능

 

 

이러한 현상을 측정하여 그래프화한 것이 등청감곡선(等聽感曲線, equal loudness contour)입니다. 1KHz의 사인파를 60dBspl60 dBspl의 음압으로 발생시켰을 때의 감지하는 소리의 크기를 60폰(phone)60 폰(phone)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100Hz를 60폰의 크기로 들리게 하려면 68dBspl68 dBspl의 음압이 필요합니다. 1KHz 5KHz까지는 더 적은 음압으로도 같은 폰 크기로 들립니다. 그런데 5KHz를 넘어가면 다시 더 높은 음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각 주파수별로 특정 폰 크기로 들리기 위한 음압을 측정하여 그래프화한 것을 등청감곡선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귀는 1KHz~5KHz의 주파수를 가장 민감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마스킹 효과(masking effect)

내가 듣고자 하는 소리와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동시에 울릴 때 듣고자 하는 소리의 최저 가청 한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마스킹 효과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방해음이 있으면 들으려고 하는 소리의 볼륨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스킹 효과를 이용한 음향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돌비 시스템(dolby system)입니다. 원하는 소스가 충분히 큰 레벨로 녹음될 때는 정상적으로 소리를 받고, 원하는 소스가 잡음에 비해 레벨이 높지 않으면 고음역의 레벨을 높여 녹음합니다. 그리고 재생할 때 고음역 레벨을 높게 녹음한 만큼 상쇄하여 나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마스킹 효과를 이용할 때 몇 가지 알아야 할 팁이 있습니다. 저음은 고음을 마스킹하기 쉽지만 고음은 저음을 마스킹하기 힘듭니다. 방해하는 소리가 들으려고 하는 소리와 가까이 있으면 마스킹 효과가 커집니다. 반대로 떨어져 있으면 효과가 떨어지겠지요.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내가 듣고 싶어 하는 소리를 구별하여 들을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음향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인지 과학과 관련된 현상입니다. 조금 다른 측면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말소리를 스테레오로 녹음할 경우와 모노로 녹음할 경우 양상이 다릅니다. 모노로 녹음했을 때 구별이 안 되던 소리가 스테레오로 녹음하면 좀 더 잘 구분되어 들립니다. 동시에 발생하는 소리의 발음 지점이 공간적으로 분리되면 좀 더 잘 구분되어 들린다는 것입니다.

 

 

 

귀의 보호 본능

최대가청한계인 120dB에 가까운 소리가 한 번 충격을 주면 귀는 본능적으로 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움츠러듭니다. 중이(中耳)에 있는 이소골의 근육이 수축하여 달팽이관을 보호합니다. 이렇게 수축한 근육이 풀어지기 전에 잇달아 소리 신호가 들어가면 그 신호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집니다. 평소에 들리던 소리가 안 들릴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큰 레벨의 소리도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이렇듯 인체는 외부의 충격과 자극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향 엔지니어로서 유념할 사항이 있습니다. 우리의 귀를 오랜 시간 큰 레벨의 소리에 노출하게 되면 피로가 누적되어 청력을 손실하게 됩니다. 큰 레벨의 소리를 들으면서 작업하게 되면 반드시 피로를 풀어주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 작업을 이어가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