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 자주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작년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 모두가 위축되고 침체된 한 해를 보냈었습니다. 공연계 쪽에서도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며 무대를 설 수 없는 상황들이 연속되었었는데요. 2021년 신축년에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마음으로 작년의 나쁜 기운(액)을 모두 떨쳐버리고, 다시 예전처럼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 조상들은 신년을 맞이하면서 나쁜 기운(액)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풍습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오늘은 바로 신년이 되면 주술적 의례로 행했던 <액맥이타령>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액맥이타령이란?
주술적 의례라고 하면 크게는 굿이나, 대동놀이, 기우제 등을 떠올릴 수 있는데요. 작은 의미에서는 정월대보름날 달에게 소원을 비는 행위라든지, 연 초가 되면 해돋이를 보러 가 한 해가 잘 되기를 기원하고 소원을 비는 소박한 의미로도 해석 할 수 있습니다.
주술적 의례의 주요 기능은 실제로 소원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이루어지는 결과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소원을 직접 말로 표현하거나 행위로 나타내며 그 자체로 믿음을 갖는 심리적인 기능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액맥이타령은 액맥이의 주술적 의례 중에서 소원 성취를 발원하고 액운을 막고자 하는 의미의 노래입니다. 즉 액을 막고 소원과 소망을 노래로 표출하는 예술적 행위인 ‘의식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래의 형식과 가사
액맥이타령의 노래 형식과 가사는 지역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남도지역에서 주로 부르던 노래로 가창형식은 남도소리, 즉 육자배기토리의 선율로 되어있습니다. 사설의 내용은 대게 일 년 열두 달 각 각의 달을 나열하고 그 달에 들어있는 액운을 막아낸다는 내용의 달거리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동, 서, 남, 북, 중앙 다섯 방위의 수호신을 상징적인 색깔과 동물로 표현하여 가창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오방신의 방위(동, 서, 남, 북, 중앙)가 아닌 물이나 산, 길 등으로 위치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액맥이타령의 사설
후렴: 어허루 액이야 어허루 액이야 어허루 중천의 액이로구나
동에는 청제장군 청마졸에 청하장 청갑을 입고 청갑을 쓰고 청활에 화살을 빗겨메고
영화를 떨쳐 내놓고 땅의 액을 막고 예방 한다 (후렴)
서에는 백제장군 백마졸에 백하장 백갑을 입고 백갑을 쓰고 백활에 화살을 빗겨메고
영화를 떨쳐 내놓고 땅의 액을 막고 예방 한다 (후렴)
남에는 적제장군 적마졸에 적하장 적갑을 입고 적갑을 쓰고 적활의 화살을 빗겨메고
영화를 떨쳐 내놓고 땅의 액을 막고 예방 한다 (후렴)
<중략>
후렴: 어루액이야 어루액이야 어기영차 액이로구나
정월 이월에 드는 액은 삼월 사월에 막고
삼월 사월에 드는 액은 오월 단오에 다 막아낸다 (후렴)
오월 유월에 드는 액은 칠월 팔월에 막고
칠월 팔월에 드는 액은 구월 귀일에 다 막아낸다 (후렴)
구월 귀일에 드는 액은 시월 모날에 막고
시월 모날에 드는 액은 동지 섣달에 다 막아낸다 (후렴)
<중략>
아리수의 1집 ‘액맥이’ 중에서
위에서 보았듯이 액맥이타령은 일 년 동안 들어올 나쁜 액을 전부 막아내고, 1년 한 해가 평안하고 좋은 기운만 들어오기를 기원하는 의식요이자 제의요입니다. 옛 조상들이 겪었던 자연재해나 역병, 굶주림 등에서 벗어나고 일 년 동안 가정이 무탈하도록 또는 그 마을에 풍년이 들도록 기원하는 민속풍습을 엿볼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 근원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라는 재난에 직면한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옛 조상들이 부르던 액맥이타령을 알아보며 그나마 심리적인 위안을 삼아보게 됩니다. 액맥이타령을 통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자신만의 주술,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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